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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by Maxian98 2021.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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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朴婉緖)

40세의 나이에 《여성동아》 장편 소설 공모전에 〈나목〉(裸木)으로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등단한 이후 꾸준히 소설과 산문을 쓰며 작가로 활동하였다.
그녀의 작품은 "전쟁의 비극, 중산층의 삶, 여성문제"를 다루었으며, 자신만의 문체와 시각으로 작품을 서술하였다. 한국문학작가상, 이상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이산문학상, 중앙문화대상,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대산문학상, 만해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2011년 1월 22일에 지병인 담낭암으로 사망하였다. 향년 81세. 소설가 정이현은 추모의 편지에서 "‘한국 문단에 박완서라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이 수많은 여성작가들에게 얼마나 든든한 희망이었는지 선생님은 아실까요"라고 적었다.

 

내용

작품의 첫머리는 유년시절의 아름다운 기억으로 시작한다. 오빠를 서울 학교에 보내겠다고 먼저 올라갔던 엄마의 손에 이끌려 유년시절을 뒤로 한 채 주인공인 ‘나’는 일곱 살 무렵 상경하게 된다. 처음 서울에 올라온 주인공은 생각과는 다른 더럽고 삭막한 서울 풍경에 실망을 하게 된다. 나에게 서울 생활은 시골에서 자주 먹던 싱아(봄에 주로 먹던 새콤달콤한 맛의 풀)를 먹지 못해 속이 울렁거리는 것과 같이 어색하기만 하다.

그렇게 시작된 서울 생활은 어느덧 오빠는 졸업을 하고 일본인 공장에 취직하면서 살림은 나아지지만, 엄마는 삯바느질을 계속하며 무리를 해서 서울에 집을 산다. 오빠는 당시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처럼 퍼진 공산주의 사상을 접하기도 하였으나 이내 관심을 접고 교사가 되어 결혼도 하였다. 나는 독서에 집중해 왔고 해방을 거치며 성장하여 1950년 스무 살이 되던 해 서울대 문리대에 입학한다.

그 해에 6·25전쟁이 발발하고 가정의 안정과 평화는 깨져 버린다. 오빠는 의용군으로 인민군에게 끌려가고 빨갱이로 의심받은 가족은 이리저리 불려 다니며 고초를 겪는다. 작은 숙부는 처형당한다.

중공군의 개입으로 1·4후퇴가 시작되자 빨갱이라는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남은 가족들이 피난을 가려했지만, 엄마는 오빠가 돌아오지 않았으므로 갈 수 없다고 한다. 오빠는 피난 가기 직전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되어 돌아왔고, 결국 식구들은 피난을 포기하고 현저동에 몸을 숨긴 채 살아가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피난을 가버려 텅 빈 서울에 가족들과 남게 되지만, 앞으로 언젠가 글을 쓸 것을 예감하고 그 공포를 견뎌낸다.

 

소설의 의미

박완서의 여러 소설 속에서 파편적으로 드러난 자전적 요소들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의 완벽한 모습을 재현하고 있어 이 소설을 기존 박완서 소설의 모태 혹은 원형이라고 평가한다.

일제 말기와 해방을 거쳐 6.25 전쟁에 이르는 작가의 어린 시절 성장 과정과 한국 전쟁의 상처를 바탕으로 쓴 작가의 삶과 그를 통해 한국 현대사의 굴곡들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일제 치하의 역사 속에서 시골에서 서울로 상경해 겪는 생활사들이 생생히 담겨 있다. 그 안에는 시대가 달라도 변하지 않는 가족의 정서가 있고 누구나 겪는 성장의 여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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